한국 사람들은 참 바쁘고 빠르게 삽니다.
빠르게 살다 보니 바빠지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해가 마무리되어 가는 요즘 예전부터 어른들이 했던 말이 문득 떠오릅니다.
“ 인생의 시간은 본인 나이만큼의 속도로 흘러간다. “
한 해를 시작하고 하루를 열심히 살았더니 1로 시작했던 달력은 12가 되고,
어느덧 새로이 맞이하는 다음 해를 기념하며 서로의 안녕을 바라고 벌써 복을 전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니 나는 정작 자신의 안녕은 잘 챙기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한 손으로 셈이 가능한 2025년 끝자락에 필자는 쉼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안부를 물으면 일이 너무 많아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그 많은 날들 가운데,
바쁘지만 하고 싶은 것들은 놓칠 수 없어 역마살이 낀 것처럼 수많은 걸음을 옮기는 가운데,
사랑하고 보고싶은 사람들과 만남으로 일에서 얻은 피로를 풀고 있다고 믿는 가운데,
어쩌다 아무것도 없는 하루를 작은 화면 속 몇 초의 순간으로 수 시간을 채운 가운데,
그럼에도 잠시의 운동과 독서로 뿌듯한 하루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가운데,
나는 정말 필요한 만큼 잘 쉬며 그 짧고 긴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돌이켜 봅니다.
쉼은 머무름을 뜻하며, 이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거나 진행 속도를 낮추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마찬가지로 한자 ‘휴(休)’는 나무 그늘에 기대어 쉬는 모습을 형상화해, 진행을 멈추거나 속도를 늦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보면 필자는 빠른 삶 가운데 잘 쉬지 못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가시간을 보내는 방식은 모두가 다릅니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타인의 방식을 옳고 그름으로 따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해가 지날수록 온전히 자신만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건 분명해집니다.
제 몸을 위해서라도 다음 한 걸음을 위해 속도를 늦춰 힘을 비축하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가지길 바라봅니다.
-
2025년의 마지막 날,
불과 몇 시간 뒤면 다가올 새 해를 맞이하여 10년 전 즈음 인상깊게 보았던 김창완님의 수상소감으로 끝인사와 첫인사를 대신하려 합니다.
옥산(玉山)을 사랑하시는 분들과 우연이라도 제 글을 접하시는 모든 분들의 안녕을 바랍니다.
앞으로도 더 다양하고 섬세한 관찰로 뵙겠습니다.
-
『 이제 한 두 시간이면 새해가 오는데요.
제가 새해 인사 겸 적어왔어요.
2015년 새해 특별한 기대를 걸지 않겠습니다.
새해를 마치 처음 태양이 뜨는 것처럼 맞지 않겠습니다.
새해 갑자기 내가 착한 사람이 된다거나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는 망상도 접겠습니다.
새해는 돈을 많이 번다든가 건강이 넘치길 바라는 터무니없는 꿈을 꾸지 않겠습니다.
다만, 새해에는 잘 보고, 듣고, 말하겠습니다. 』
2014년 SBS 연기대상 시상식 중, 김창완

[ '자화상' photo by. Collector H.]
한국 사람들은 참 바쁘고 빠르게 삽니다.
빠르게 살다 보니 바빠지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해가 마무리되어 가는 요즘 예전부터 어른들이 했던 말이 문득 떠오릅니다.
“ 인생의 시간은 본인 나이만큼의 속도로 흘러간다. “
한 해를 시작하고 하루를 열심히 살았더니 1로 시작했던 달력은 12가 되고,
어느덧 새로이 맞이하는 다음 해를 기념하며 서로의 안녕을 바라고 벌써 복을 전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니 나는 정작 자신의 안녕은 잘 챙기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한 손으로 셈이 가능한 2025년 끝자락에 필자는 쉼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안부를 물으면 일이 너무 많아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그 많은 날들 가운데,
바쁘지만 하고 싶은 것들은 놓칠 수 없어 역마살이 낀 것처럼 수많은 걸음을 옮기는 가운데,
사랑하고 보고싶은 사람들과 만남으로 일에서 얻은 피로를 풀고 있다고 믿는 가운데,
어쩌다 아무것도 없는 하루를 작은 화면 속 몇 초의 순간으로 수 시간을 채운 가운데,
그럼에도 잠시의 운동과 독서로 뿌듯한 하루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가운데,
나는 정말 필요한 만큼 잘 쉬며 그 짧고 긴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돌이켜 봅니다.
쉼은 머무름을 뜻하며, 이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거나 진행 속도를 낮추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마찬가지로 한자 ‘휴(休)’는 나무 그늘에 기대어 쉬는 모습을 형상화해, 진행을 멈추거나 속도를 늦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보면 필자는 빠른 삶 가운데 잘 쉬지 못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가시간을 보내는 방식은 모두가 다릅니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타인의 방식을 옳고 그름으로 따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해가 지날수록 온전히 자신만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건 분명해집니다.
제 몸을 위해서라도 다음 한 걸음을 위해 속도를 늦춰 힘을 비축하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가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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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의 마지막 날,
불과 몇 시간 뒤면 다가올 새 해를 맞이하여 10년 전 즈음 인상깊게 보았던 김창완님의 수상소감으로 끝인사와 첫인사를 대신하려 합니다.
옥산(玉山)을 사랑하시는 분들과 우연이라도 제 글을 접하시는 모든 분들의 안녕을 바랍니다.
앞으로도 더 다양하고 섬세한 관찰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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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한 두 시간이면 새해가 오는데요.
제가 새해 인사 겸 적어왔어요.
2015년 새해 특별한 기대를 걸지 않겠습니다.
새해를 마치 처음 태양이 뜨는 것처럼 맞지 않겠습니다.
새해 갑자기 내가 착한 사람이 된다거나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는 망상도 접겠습니다.
새해는 돈을 많이 번다든가 건강이 넘치길 바라는 터무니없는 꿈을 꾸지 않겠습니다.
다만, 새해에는 잘 보고, 듣고, 말하겠습니다. 』
2014년 SBS 연기대상 시상식 중, 김창완
[ '자화상' photo by. Collector H.]